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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인

여행흔적남기기 프로젝트

YOUAH 숙소 » 카리스턱
2012 5월 20, 일요일
카리스턱

카리스턱

안녕하세요. 트래블로그.인 운영자 카리스턱 입니다. 조금 다른 여행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 삽질하며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블로그 관리가 어려우신 분이나 서투른 여행자들 위해 커뮤니티를 통해 여행기를 대신 관리해드리겠습니다. 도전해주세요 : karistuck@gmail.com

웹사이트 URL: http://karistuck.travelog.in/latin-america

나가는 스승님을 뒤로하고 이 정체불명의 마을을 돌아다녔다. 흠.. 알 수 없는 이 마을에서 점심때가 되서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히치모드로 변신하였다. 5번국도의 중간있는 작은 마을인것 같은데 스승님은 아마도 이곳에 거주하고 계시나보다. 1850km 도로안내판이 보이는걸로 봐선 40여km를 달려서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지나가는 차량을 엄지손가락 하나로 잡아보려고 열심히 팔을 들어본다.

노란 트레일러 한대가 브레이크 밝는 소리를 내며 내 앞을 조금 지나 정차하였다. 오!!! 배낭을 들고 조주석문을 열고 "Arica?" 라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배낭을 싣고 높은 조수석에 올라타니 트럭은 달린다. 인상좋은 트럭 운전기사분과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였다. 보통 소개를 마치며 침묵이 성큼성큼 다가오는데 지금은 천천히 기어오고 있었다. 젊은 운전기사분께서는 호기심천국 그 자체였다. 엄청난 질문,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든 이해시키고 기다려주고 안되면 운전하면서 바디랭귀지도 하신다. 다양한 종류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목적지인 아리카로 다가가고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서 차를 세운다. 길 건너에 노점이 하나보인다. 운전하던 형(나이차이 얼마없음 ㅋ)이 차에서 내리시길래 나도 따라 내려서 쫄래쫄래 따라갔더니 노점에서는 메론을 팔고 있었다. 메론 몇개를 사서 차로 돌아왔다. 그리고 운전을 하며 칼을 찾아 나에게 건넨다. 메론을 말하는걸로 봐서 방금사온 메론을 까달라는 것같아 폼을 잡고 깍으려고 하는데 고개를 흔든다. No~ No~ No~ 라고 급박한 목소리를 낸다. 뭐가싶어 형을 봤더니? 손가락을 이용해 횡으로 긋는 행동을 하는것이다. 아~ 껍질은 그대로 두고 반으로 가르라는 말인것 같아 메론의 반을 정확히 갈렀다. 그리고 안에 내용물(씨)들을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행동을 한다. 씨도 버리고 나머지 반을 형에게 건네주었다. 나에게 숟가락 하나를 주시더니 파먹는 시늉을 하신다. ㅎㅎㅎ 형도 나도 숟가락으로 파머ㄱ는다. 모든 트럭운전자들이 운전하며 밥도 해먹을 수 있겠다 싶을정도로 운전하며 여유롭다. 숟가락으로 메론을 퍼먹는데 아~ 달다~ 안에 씨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고 형이 이야기해준다.

어떤 음식이 정력에 좋다는 이야기는 주먹을 쥔 팔을 배꼽에 가져가서 헙! 소리한번 내주며 왠만한 남자들은 다 알아듣는다. 그렇다 나는 그디어 칠레남자들의 정력에 좋은 보양과일 하나를 알게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므흣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대뜸 Labtop(노트북) 있냐고 물어보길래 있다고 하니 형이 어딘가를 뒤적이더니 서양 여자사람이 실오라기 하나 안걸치고 CD자켓에 프린팅된 므흣CD를 보여주는것이다. 헐~ 다시 여기저기 뒤적이더니 또 하나를 떠내고 다시 하나를 꺼내 나에게 건낸다. 흐흐~ 노트북이야기를 꺼낸거 보니 이거 보잔이야가였다. ㅎㅎㅎ 나도 보고싶지만 노트북 밧데리가 없어서 못본다고 이야기해드렸다. 오래된 노트북이라 밧데리가 30분도 못간다. 서로 아쉬움에 미소짓는다.

길게 뻗은 길이 끝나고 이제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따라 노란 트레일러는 달리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좋은 경치라 사진을 찍는 내모습때문에 차를 세우셨는지 차를 세우더니 사진을 찍어주신다. 조금 더 가다가는 차를 갓길에 세우더니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기시작하였다. 다양한 각도와 포즈를 나에게 주문하시면서 모델인 나를 깜놀시켰다. 사막만 보다가 이색적인 풍경으로 인해 창문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차하면 황천행 표를 살 수 있을것만 같은 지금... 아~ 후덜덜하다.

산등성이를 따라 산을 오르면 보통 내리막이 있다. 그런데 여기는 산을 한참 오르고 달리더니 다시 평지가 시작되었다. 뭐지? 이 마법같은 경우는?? 이것이 안데스산맥인가??? 다시 사막을 달리는 차..., 그리고 살짝 내리막 도로를 타더니 우리의 차는 도심으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그렇다 여기가 아리카인것이다. 2000km 라고 써있던 도로안내표지판은 아까 오르막을 오르며 이미 지나쳤고, 이쯤이 아리카의 시작일것이란 나의 추측은 맞았다. 형이 아리카라고 한다. 기쁨보다는 이제 히치여행이 끝나는 것에 나의 얼굴은 시무륵해졌다. 많은사람들과 풍경 추억들이 희미하게 머리속을 지나간다. 2000km를 히치로만 올라와서 목적지인 아리카에서는 성취감때문에 기분이 좋을거란 예상은 틀렸다. "괜찮아?" 라고 물어보는 형의 음성에 고개를 돌리며 괜찮다고 이야기해주었다.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나의 얼굴은 기쁨보다는 섭섭함때문이었을까? 굳어진 표정을 관리하고 있었다.

차가 슨다. 배낭과 함께 내린 나는 형과 인사를 하러 운전석쪽으로 갔고 악수를 하였다. 그리고 형을 등지고 걸으며 잠깐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

'다시 내려갈까?, 남(Sur)으로??'

새 주유소 편의점을 오가는 차들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잠결이지만 중간에 경찰이 깨운것도 기억이 난다. 좀 더 눈을 붙일 수 있었지만 아침공기가 차가워 포기하고 일어나버린다. 주유하시는 청년들과 눈인사를 하고 짐을 꾸려 주유소를 떠났다. 잠이 덜 깬상태에서 걷는데 트레일러가 괴물을 싣고가는걸 보고 잠이 확 깨버렸다. 어제 본 400톤급 트럭의 한퀴한짝이다. 저런 타이어를 8짝으로 움직이던 400톤 트럭... 아침부터 후덜덜하네...

포소 알몬테(Pozo Almonte) 시내로 입성

시골이다 보니 동네가 컨츄리하다 그런데 그 컨츄리가 영어의 의미에 딱 들어맞는 컨츄리한 도시이다. 도시의 건물과 느낌이 미쿡냄새가 난다. 정말 영어의 컨츄리가 잘 어울리는 컨츄리한 도시 포소 알몬테라 머리속에 기억이 생생하다. 시내로 들어가며 내 스마트폰으로 무선랜을 찾으며 걸었는데 큰 호텔하나가 보여 와이파이좀 사용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가 거절당하고 그냥 나왔다. 로그를 남기려는 나의 근성때문에 나는 점점 뻔뻔한 여행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배속에서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좀 처럼 샌드위치 가게가 보이질 않았다. 광장하나가 나오고 건너편에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가게를 하나 찾았다. 본능적으로 길을 건너가 물어보았다. "Desayuno?" 고개를 끄덕이시며 "@%^#YDAFG ADFYADFASAF@#$%^&%" 이런말을 하시는데..., 묵묵히 테이블에 앉아서 이탈리아노를 기다렸다. 아마도 오늘의 이탈리아노가 마지막 샌드위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들었다. 약 300km 남짓 남아버린 아리카(Arica), 국경을 넘으면 페루다.

따뜻한 커피에 이탈리아노를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TV의 일본지진 방송을 보시더니 나에게 물으신다. 고개를 흔들며 '코레아노'라고 말씀드렸다. 일본이 지진과 원자력발전소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슈가되어 많은 칠레분들은 근심어린 눈으로 보시거나 물으신다. 차라리 일본사람이라고 하고 그들이 일본지진에 대해 좀 더 살갑게 느끼시게 해줄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일본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 그만두었다.

방향을 계속 북으로 걸었다. 내가 히치를 하려고 예상한 곳은 IQuiIQue 와 5번 국도와 만나는 곳이다. 양방향에서 올라가는 차량이 더많아 히치할 확률이 높을거란 생각을 갖고 무작정 걸었다. 도심을 벗어나니 Mercado(시장)가 나와서 구경좀하며 비상식량으로 바나나 몇개를 사들고 다시 나왔다. 1800km 를 왔구나. 산티아고에서 현재위치까지 1800여 킬로의 거리이다. 2000km 안내표지판에서 사진을 찍어주고싶었지만, 아마도 2000km는 차량으로 그냥 지나칠것만 같았다. 아쉽지만 1800여 키로미터에서 신나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땡볕에 한시간이 남짓 걷고나서야 IquiIque 에서 오는 차들이 합류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리카까지의 거리가 나와있는 큼직한 도로안내판이 도로가운데 떡하니 걸려있었다. 257km 남았구나... 약 3시간정도 가면 이제 칠레 히치여행도 마무리를 저야한다는 것에 안타까움이 제일먼저 들었다.

저멀리 갓길에 누군가 서있는게 보인다. 멀리서 다다가며 보니 그 도 히치를 하고 있었다. 남자 히치하이커를 만나다니... 반가웠다. :), 그에게 다가가며 인사를 하고 그를 10걸음을 정도 지나쳐 배낭을 내려놓고 지친다리를 쉬게끔 배낭위에 앉아버렸다. 그는 차가 올때마다. 손을 올려 하차룰 시도하였다. 나는 혹시 그의 차에 묻어갈까 싶어 가까운 거리에 앉아있었다. 히치가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왜인지 알것같았다. 히치를 하려는 남자가 2명이나 되었다. 누가 남자 2명을 태워주겠는가?? 그를 잘 관찰하는데 나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차량을 히치하는걸 알수 있었다. 그는 늘 반듯하게 서서는 차가 어느정도 다가오면 손을 들고 좀 더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엄지를 치켜든손을 하늘로 절도있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행동을 취한다.처음에는 뒤에서  재미있게 쳐다보다가 그의 절도있는 히치동작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고 예의를 갖추었다. 땡볕에서 30분 가량 앉아있었다. 그도 나도 땡볕에 지칠만큼 지쳐있었을 것이다. 나는 절도있고 흐트러짐 없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의 욕심을 버리기로하였다. 덥기도 더웠고...,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건너가 커다란 도로표지판이 만든 그림자에 앉아서 그를 지켜보았다. 그도 더울텐데 히치하는 그의 자세는 바를 정(正) 그 자체였다. 다부진 그의 자세를 보고 망나니 히치하이커로서 멋들어진 그의 자세에 살짝 감동하며 그에게 시선을 떼지못한다.

그늘에서 쉬고있는데 허걱!! 그가 드디어 히치를 한것이다. 어제 내가 타고온 픽업트럭과 같은 차량인데 그가 차에 타는 모습을 보고 '이제 내 차례인가~?' 하고 축축한 엉덩이를 배낭에서 떼고 일어났다. 그차가 출발하려다가 갑자기 내 앞에서 슨다. 운전사와 눈이 마주쳤는데 손짓으로 나를 오라고 한다. 오!! 스승님의 도움으로 히치를 하다니... 건너편 차선으로 달려가 배낭을 뒷자석에 싣도 나도 함께 타니 픽업트럭이 출발한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침묵이 다가오기도 전에 조수석의 스승님과 운전자아저씨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 차의 목적지도 모르고 창밖만 바라보며 사막만 감상한다.

졸고있는 나를 깨운건 브레이크를 밝아 앞으로 쓸린 나의 몸 때문이었다. 눈을 떠보니 조수석에 앉아계신 스승님이 문열고 나가시는 중이었다. 잠결에 나는 스승님이 먼저 내리시는구나 싶어 헤어지는게 아쉬운 눈을 담아 그를 바라보았다. 내리지 않고 있는 나를 향해 내리라고 손짓하신다? 어라? 스승님의 말에 의하면 이분은 광산으로 가신다는 것이다. 아! 하고 나는 얼른 뒷자석에서 내렸다. 차는 출발하고 스승님은 나를 두고 어디론가 가신다.

스승님!!! ( _ _) Choa!!

광이 끝나고 다시 안내소로 돌아왔다. 이제는 다시 히치여행자로 바뀔 시간이다. 늘~ 그렇듯 오늘도 북으로 가는 길목에서 히치를 위해 지도를 보며 걷기시작하였다. 한시간가량 걸었으려나?? 북으로 향하는 길목이 얼마 안남았다. 가기전에 배좀 채울까 해서 길에 있는 샌드위치가게에 들어갔다. 늘 먹는 이탈리아노를 시켜놓고 보니 이제 이 이탈리아노도 먹지못할것 같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이제 칠레-페루 국경이 아리카까지는 하루안에 닿을수 있는 거리까지 오게된것이다. 아... 맛있는 이탈리아노, 내 주식이었던 이탈리아노... 먹을날도 얼마안남았다는 생각에 한입한입 베어먹으며 아쉬워했다.

신호등을 건너니 사막에 도로만 덩그러니 뻗어있었다. 저곳에서 히치를 시작해야하자. 손을 들어본다. 쏜살같이 달리는 차들의 후미를 계속 쳐다본다. 오랫동안 차들의 후미를 쳐다볼만큼 차들은 듬성듬성 달리고 있었다. 오늘 갈곳은 포소알멘테(Pozo Almonte)까지인데 4시간정도 예상하고 있다. 지금은 해가 떠있지만 4시가 다되어가는 느즈막한 오후라 히치가된다고 하더라고 10시에나 도착할것이다. 조금 긴 거리라 부담스럽지만 중간에 도시가 없어 강행은 불가피해보였다. 역시, 30분~1시간 사이에 히치가 잘되는것 같다. 어느정도 차가 서지않아 지칠즘에는 꼭 히치가되는 그런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역시, 내가 지루하고 지칠즘에 현대의 스타렉스가 서주었다. 운전자 아저씨는 추키카마타 광산까지 가시는데 가는길 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하신다. 이제 보니 아까 광산투어를 할 대 가던길을 다시가고있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광산입구에서 내려달라고 할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광산입구 좌측으로 길이 하나있는데 아저씨께서 손을 가리키며 저쪽이라고 말씀하신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차에서 내려 다시 히치모드로 변신을하였다. 대부분의 차들은 광산안으로 들어가는 작업차량이었고 내쪽으로 난 길로는 가뭄에 콩나듯 지나갔다. 내가 여기서 히치를 하여 차에 타기전까지 지나간 차량의 숫자는 열손가락으로 셀수있을만큼 적었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던지 가뭄을 이기고 탈출을 할 수있었다.

커다란 배를 가지고 계신 인정많아 보이시는 아저씨의 낡은 픽업트럭을 얻어탈 수 있었다. 아저씨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술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저씨는 불록한 자기의 배를 만지며 이게 다 세르베사(맥주)라고 하셔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역시 침묵은 빨리 찾아온다. 낡은 픽업트럭은 80km 이상을 달리지 못하였다. 더불어 낡아서 그런지 아저씨께서는 본네뜨를 열어 냉각수를 자주 채워넣으셨다. 냉각수넣으며 차가 슬때마다 나는 차에서 나와 기지개를 피거나 아저씨를 도와드리고 주변을 구경할 수 있었다. 어느샌가 차는 120-140km를 달리고 있었다. 뭐지 싶었는데 도로의 상태가 좋아졌던것이다. 아~ 아까 저속구간에서는 도로가 정말 엉망이었다. 도로 한가운데 움푹파인 구덩이가 있거나 도로가 갈라져서 차가 심하게 덜덜거렸다. 차가 낡아서 아니라 위험해서 저속으로 달리신것을 알 수 있었다. 밤이라 침묵은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아저씨와 나는 다가오는 불빛에 눈을 찌푸리며 정면을 주시하였다.

[포소 알몬테 10km]

아저씨께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도시의 불빛이 어둠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4시간을 달려서 나는 포소알몬테에 도착하게 된것이다. 차안에서 감사 인사를드리는데 조심하라고 당부하시듯 말씀하시곤 차량을 출발시키셨다. 아저씨는 맛있는 밥을 지어놓고 기다리고 계시는 부인이 계신 IQuiIQue 로 가실것이다.

저녁 9시가 다되어 Copec 이 아닌 주유소에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니 식당과 슈퍼마켓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일찍자야겠다 싶어 식당으로 향하였다. 식사하고 있는 다른분들의 식탁을 보니 페루식의 상차림이 보였다. 오~국경이라 가까워서 그런가? 주인아주머니도 인디오의 피부를 갖고계신듯하다. 오랜만에 음식을 배속으로 들어부어준것 같다. 아주머니께 부탁해서 내가좋아하는 샐러드를 많이달라고 부탁드렸고 만족할만큼 많이나온 샐러드를 몽땅 해치워버렸다. 음~ 너무좋다!!!

식사를 마친 나는 건너편 주유소로 향하였다. 오늘 잠자리를 수색하기위해서 주유소를 두리번거리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마음에들진 않지만 그래도 적당한 곳을 찜해놓았다. Ducha가 있길래 얼마냐고 물어보았는데..., 비싸서 화장실만 이용해주고 나와서는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테이블에서 노트북으 폈다. 여행자처럼 보이는 한 웨스턴친구(이 친구를 나스카에서 다시 만나다 헐~)가 맥북을 펼치고 있어 옆자리에 앉았다. 맥주한캔을 사서 간만에 일기를 써주었다.

늦은밤, 주유소 밖에다 자리를 깔고 침낭을 펴고 잠을 청한다.

똑같은 장소에서 2번이나 노숙을 하다니..., 의례없는 상황이었다. 아침의 찬 공기가 언제나 나를 반기며 따뜻한 커피한잔을 유혹한다. 노숙한 주변의 정리정돈을 잘하고 주유소를 나선다. 이 아침에 문연 레스토랑이 없을거란 기대로 인도를 걸어다녔는데 멀지 않은곳에 슈퍼가 열려있었다. 과자라도 사먹을까 싶어 들어갔는데 안쪽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있는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Desayuno?(아침식사)" 라고 물어보았더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잠시후 테이블에 앉아 에스빠뇰로 떠드는 TV를 보며 멍때리고 있는 나의 테이블앞으로 따뜻한 커피와 샌드위치가 놓였다. 이상하게 카라마는 추웠다. 뱃속을 빨려들어가는 따신 싸구려 커피가 내몸을 녹인다. '비싼커피 필요 없다. 난 이 커피가 제일 맛있어...'

TV에서는 일본 지진방송을 하고있었다. ㅡㅡ;;; 나는 장담하였다. 노 부부께서는 분명히 나에게 물어볼것이다. 역시나 나에게 말을 걸어오신다. 아마도 지진에 대해서 물어보시는것 같았다. 일반적인 어디서왔느냐? 같은 질문이 아니었다. 나는 코레아노라고 이야기했고, 한국은 별 피해가 없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나의 바디랭귀지를 통해서...ㅋ 조금 비비적대며 아침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2번째 방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도시가 잘 정리되어서 그런지 구불구불한 도로가 없다. 내위치와 가고자하는 곳의 위치를 감잡기가 쉬웠다. 지도를 보며 공원까지 걸어갔다. 공원옆에 붙어있는 관광안내소 건물이 보인다. 조금 이른시간인데 문을 열지 않았겠지?? 싶어 문으로 다가갔더니 문이 열려있는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주머니 한분이 청소를 하고계셨다. 추키카마타 광산투어를 이야기드렸고, 간단한 내 신성정보를 물으며 노트에 필기를 하시더니 끝났으니 1시까지 추키카마타 안내소까지 가라고 알려주신다. 아직 5시간이란 시간이 남아있고 어디서 시간을 때울까 고민하다가 안내소에 무선랜이 보여 노트북을 꺼내 사무실 무선랜으로 접속을 시도하였다.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신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왜 접속이 안되지??? 원인을 알아보려다가 아주머니께서 지도를 펼치며 지도위에 점을 하나 찍으셨다. 여기가면 무료로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고급정보를 주신것이다. 그곳은 바로 카라마 도서관!!

어렵지 않게 찾아간 도서관... 도서관이라고 하기엔 많이 초라했다. 아..., 이곳에 정말 무선랜이 있을까??? 안으로 좀 더 들어가니 데스크탑 컴퓨터가 여러대 보였고 이른아침부터 몇몇사람들이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었다. 벽면에 WiFi 가 적혀있어 신나하며 테이블에 가방을 내려놓고 노트북을 꺼내서 접속을 무선랜으로 시도하였다. 뭐야? 왠 사이트하나가 뜬다. 이런거 많이봐서 잘 안다. 회원가입후 이용가능하다는 메세지인것이다. 그리고 숫자가 적혀있는거 보니 40분으로 한정되어있는것 같았다. 회원가입을 위해 간단한 정보를 입력했고 알수없는 스페인어를 무시하며 전송버튼을 눌렀다. 어라! 아무 반응이 없다. 몇번을 눌러보았지만 똑같다. 그래서 관리하시는 분같은 분에게 여쭤보니 옆의 데스크탑으로 나를 안내하시면서 아까 내 노트북에서 입력했던 화면을 켜시더니 입력하시란다. 입력했고, 아저씨께서 클릭몇번 하시더니 인터넷이 되는것이다 오!! 나는 다시 내 노트북으로 가서 조금 전화면을 띄어놓고 로그인을 하였다. 접속성공!!! 40분이란 시간때문에 금방 도서관을 나왔지만 나쁘지 않았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볼리비아 비자가 머리속을 지나갔다. 볼리비아 비자나 받아둘까 싶어 산 페드로에서 적어둔 볼리비자 대사관 주소를 들고 먼저 관광안내소를 찾았다. 안내소에 맡겨둔 배낭에서 증명사진을 가져가야만 했다. 안내소에 들르니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린다. 증명사진을 배낭에서 꺼내고 아주머니께 주소의 위치를 여쭤보았다.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시길래 볼리비아 대사관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흔드시면서 여기가 아니라고 하신다. 이사가서 지금은 관광안내소 다음 다음불럭에 위치해있다고 알려주신다. 와~ 오늘 제대로 삽질할뻔 했네..., 감사인사드리고 안내소를 빠져나와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향하였다. 대사관은 500M 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대사관은 한적했다. 의자에 앉아 준비해온 서류와 사진, 여권을 직원분에게 드렸다.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시더니 옆방의 대사에게 간다. 한참있다가 다시 돌아온 그가 내가 준비한 서류와 사진을 건네주더니 내 여권에 비자를 발급해주는것이다. 뭐지? 페루 쿠스코에서 한번 받아놓아서 지금은 필요없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나라마다 관련규정이 틀려 칠레에서만 서류가 필요없는것 같기도하고 뭐 어째든... 쉽게 비자를 받았으니 미션완료!!!

조금 이르지만 지금 추키카마타 안내소로 향하기로 하고 관광안내소에서 가방을 찾아 택시를 타기위해 나왔다. 친절한 아주머니 배웅을 해주신다고 나와 함께 나오셨다. 아주머니의 휘파람 소리가 나더니 택시한대가 떡하니 슨다~ 아주머니와 인사를 드리고 택시에 올랐고 멀지않은 곳에 추키카마타 안내소가 있었다. 역시나 이른시간이라 사람들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씩 사람들이 보이더니 안내소안에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출발을 위해 버스에 올랐다. 드디어 추키카마타를 보는군화~ 세계최대라는 수식어때문에 가는것도 있지만 나는 굿보다는 떡에서 관심이 있었다. 커다란 트럭을 보고 싶었다. 얼마나 큰지 확인하고 싶었고 트럭과 사진을 찍어 자랑하고싶었다. 랄라라라라~

직경과 깊이 1Km 의 세계최대 노천구리광산 추키카마타... 빌라한채 크기의 400톤급 트럭들이 밑바닥에서 빠져나오려면 16Km 를 달려야 하는 세계최대의 구리광산 추키카마타. 하지만 내가 간절히 원하던 트럭과의 사진은 결국 찍지 못했다. 멀리서만 400톤 트럭들을 봐야했다.

추키카마타 관광코스는 광산안의 폐허가된 마을안에서 광산의 역사에 대해서 듣고 추키카마타가 내려다 보이는 View Point 를 향한다.

그리고 끝!!!

조금.., 아니 많이 서운했다.

점으로 다시 돌아온 나는 어둠속에 잠긴 아스팔트를 걷기시작하였다. 낮에 불어대던 날카로운 사막의 바람이 밤에는 더욱더 매섭게 불어대며 나의 체온을 낮추고 있었다. 주위가 어두워서 멀리서 라이트를 켜고 다가오는 자동차들을 알아채고 뒤를 돌아보고 오른손을 번쩍 치켜올린다. 몇대의 차들을 보내고 안돼겠다 싶어 나는 안토파가스타에서 적은 Calama 종이를 꺼냈고 좀 더 잘 보이라고 내 익뮤폰에 붙어있는 라이트를 켜서 종이를 비추었다. 아무래도 종이만 들고 있는것보다 라이트를 비추면 운전자들에게 좀 더 잘 보일거같은 계산에서 하게된 행동이다.

쉽지 않았다. 차량이 많으면 기회가 많이주어진다는 안도감이 생겨 안정적인 마음으로 히치를 임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이 드문드문 한 시골동네에서는 조급함이 먼저 생겨버리는데 지금 딱 그상황이다. 차가 없다. 적막함이 주는 공포... 간혹 반대차선에서도 차가 없으면 내 숨소리와 발자국소리만이 들리고 간혹 발자국 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와 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자전거여행하며 산과 나무뿐인 라오스 북부의 경사로를 자전거 끙끙거리며 끌고 올라간적이 있는데 이때 나는 적막함이 주는 공포를 느꼈었다. 한시간에 1-2대의 차들이 지나갔을까?? 당시에는 제발 동물들이라도 움직여서 소리좀 내주었으면 했을만큼 소음이 간절하였다. 바람도 없어 주위는 너무도 고요했었다. 소음이 그립다니..., 지금 난 칠레에서도 똑같은 공포를 느끼고 있는데 그래도 라오스만큼은 아니었다. 다행히 5분에 1-2대정도의 자동차가 지나가주었다. 몇초의 적막함도 못참는 나는 소음에 익숙해져 버린 도시남자가 인가...?

히치가 안되고 힘들면 사막에서 자고갈 결심을 하고 나온터라 조금은 마음에 위안이되었다. 꼭 내일 카라마에 가야되는건 아니니 말이다. 열심히 라이트를 비춰가며 차들을 세워본다. 쌩쌩 지나지는 차들의 후미에 켜있는 붉은등이 차갑게 느껴진다. 붉은등이 멀어지지 않는다. 꽤 멀리 깜박이를 켜고 자동차 한대가 서있다. 조금 먼 거리라 전화나 다른용무로 차를 종종 세우는경우가 있어 나는 무시하고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네 조금있다가 후진등이 켜지고 차가 후진을하여 나에게로 오는것이다!!! 속으로 '됐다! 왔다!' 를 외쳤다. 나는 등에서 배낭이 덜렁이게 뛰기 시작하였고, 열려진 조주석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 수 있었다. 현대 스타렉스인였는데 이미 앞좌석에는 운전자를 포함해서 3명의 장정들이 타고있었다. 뭐지 장난한건가?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거 같아 '카라마(Calama)'로 간다고 말하니 타라고 손짓한다. 그리고 조수석의 남자가 내려 봉고차의 옆문을 열어준다. 다행히 짐칸에는 나와 배낭이 탈만큼 넉넉한 공간이 있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얼른 타고 쏟아지는 질문들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답을 하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No se(몰라요)' 를 말하며 히치 신고식을 하였다.

귓가를 때리는 비트가 흥겹다. 아~ 이양반들 음악좀 들을줄 아는구만... 내 귀를 때리는 노래는 다름아닌 메탈이었다. 그 옛날 어릴적에 듣던 유명한 메탈그룹이었다.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귀에 익숙한 노래가 스피커를 통해 나오고 있다. 아~ 이번 히치 참 마음에 든다. 지루하거나 졸립지는 않을것만 같았다. 앞에 조수석도 어깨와 머리를 흔들며 음악에 취해있었다. 그리고 술에도 취해있었다. ㅜ.ㅜ 이양반들 맥주를 마시고 있었나보다 헐~ 한손에는 맥주캔을 하나씩 들고 있는것이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나 오늘 카라마가기전네 황철길 먼저가는거 아닐까??? 오랜만에 듣는 메탈에 빠져듣다가 조수석에서 건네지는 맥주를 보고 방긋웃으며 넙죽받아 캔을 열어젖혔다. 그래, 이왕 죽는거 같이 마시고 죽자~ㅋㅋㅋㅋ, 메탈특유의 비트가 쿵쾅거리는 차안에서 나는 미지근한 맥주를 먹으로 넘겼다. 캬~ 음악이 좋으니 맥주맛도 좋쿠나!!! 내가 아는 에스파뇰을 모두동원해서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도전하였지만 역시나 오래동안 가지못하였다. 가로등 하나없는 어둠을 가르며 차는 빠르게 달렸고 우리도 맥주를 손에 들고 술을 달려주었다. 내 앞에 빈 맥주캔이 3캔... 이동네 술인심이 왜이렇게 좋은거야?!! 하하하하하 취기는 어느정도 올라와 있었고 음악은 머리속을 울렸고 나의 어깨와 머리는 리듬에 맞춰 흔들거린다.

아저씨들이 먼저 디카를 꺼내 나를 찍는다. 내가 엽기적인 표정을 지어주면 사진을 찍혀드리니 굉장히 좋아하신다. 아~ 다행이다. 맥주값은 한거같아 기분이 좋다. 나도 기회다 싶어 디카를 들고 아저씨들의 사진을 찍었다. 아~ 이 광란의 분위기 좋아! 이런 익사이팅한 경험 언제 어디서 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너무 기분이 좋다. 내 취향의 음악과 맥주 그리고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 아저씨이 있어서...

창문밖 불빛드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저씨한분이 카라마 라고 하신다. 이제 곧 카라마에 도착하는구나.. 많이 아쉬웠다. 이 때즘 내가 내릴곳을 말씀드려야 할것 같아 코펙(Copec)을 말씀드렸다. 지도를 안보여드렸던 이유는 지난번에 묵었던 copec에 또 가고싶지 않아서다. 2번 신세를 지는건 아닌것 같아 랜덤으로 다른곳을 바랬기 때문이다. 내리막을 달려 가로등이 많아지고 차는 카라마 시내로 접어들었다. 2번째라 어떤 흥분과 기대감은 없고 오늘은 어떻게 자야할까를 고민한다. 차가 Copec에 섰다. 아, 지난번에 신세졌던 그 Copec이다. ㅎㅎㅎ  메탈 아저씨들이 점지해준 이곳에서 하룻밤 더 신세를 져야겠다.

아저씨들과 인사를 하고 차가 멀어져가는 것을 보고 나는 코너를 돌아 레스토랑을 찾았다. 아직 늦지 않은 시간이라 먹을만한 곳을 찾아보는데 바로 코앞에 샌드위치집을 발견!!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고 창문에 진열하여 판매중인 콘돔과 라이터를 발견하였다.

모두 나에겐 필요없는 물건들... ㅜ.ㅜ 담배라도 다시 필까?? 에라이~

산페드로의 밤하늘에 홀딱 반해버린 어제밤에 느낌감정이 아침까지 생생하였다. 서늘한 새벽공기에 일어나 기지개를 쭉피고 침낭을 말려다가 햇빛이 좋아 소독좀 시킬겸해서 그냥 널어두고 아침밥을 위해 슈퍼에갔다. 빵몇개와 야채몇가지와 우유가 땡겨 냉장고에서 우유를 사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어제 요리하던 큰 냄비로 우유를 끊이고 빵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우며 고민을 하게되었다. 추키카마타 구리광산을 위해 오늘 카라마로 떠날까? 아니면 오늘하루 더 산 페드로에서 묶고 내일 갈까? 를 한참 고민하였다. 아무래도 산 페드로의 밤하늘이 마음에들어 한번 더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미련이 남았다. 하지만, 마땅히 할일없는 이곳에서 멍때리기도 그렇고... 결국 결정을 못내리고 어제 돌아다니다 그만둔 산 페드로 시내를 살살 걸어다니기로 하고 캠핑장을 나섰다. 정말 작은 동네, 많이시골이긴허네..,

오후가 되서 마음을 잡고 짐을 꾸리고 리셉션의 돌쇠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터벅터벅 시내로 걸었다. 늘 도시를 떠날 때, 나는 나약한 여행자로 변신한다. 버스를 타볼까? 하는 마음이 매번생기며 발걸음을 무겁게한다. 하지만 도심을 벗어나 차가 쌩쌩 달리는 차도를 따라 걸을때면 본능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마음을 다부지며 나약한 여행자는 도망을 가버린다. 도심을 벗어난 나는 이제부터 강인한 여행꾼이었다.

산티아고에서 북으로 계속 히치를 하며 올라가고 있는데 북으로 올라가면 갈 수록 차량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산티아고 근교가 1분에 50 여대라면 여기 산 페드로는 1분에 1~2대 사이다. 점심먹고 느즈막히 나온게 조금 후회스럽다. 새롭게 계획을 좀 세워보느라 느즈막히 나왔는데..., 어제 산 페드로 오기전 들렀던 Valle de la luna 는 진짜가 아니었다. 그곳은 뭐라고 해야할까? 빙산의 일각만 살짝 보게끔 만들어둔곳 일 뿐이었다. 그걸 안 이상 안 가볼 수 없어서 카라마에 가다가 들르려는 계획을 했는데 지나가는 차량의 수가  너무 적어 걱정이다. 하지만 출발전에 마음굳게 먹고있었다. 야간히치가 안되면 사막한가운데서 자겠노라고... 산 페드로 근교라면 아름다운 밤하늘을 의지해서 무섭지않게 잠을 청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해가 서서히 지고있다. Valle de la luna 에서 해가지는걸 봐야하는데 도착하기전에 해가 가라앉으면 어쩌란 말이야...? 걸음을 제촉해본다. 얼마안되서 나는 배낭을 후다닥 챙겨 뛰어갔다. 짚차가 한대 서있는데 운전석에 가보니 여인네들 2명이 타고있었다. 뭐지? 이동네는 여성 운전자가 많은데.. 오호~ Valle de la Luna 라고 운전자에게 말하니 타라고한다. 오예! 자기네는 그쪽길로 가진 않지만 가는길 까지 태워다준다고 영어로 이야기해준다. 젊은여인들이라 영어가 유창하다. 헐... 거의 못알아 먹었눼... ㅡㅡ;; 여인들의 차가 인사를 하고 그들이 손으로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곳으로 걸었다. 해가 자꾸 저물어가고 있다. 윽, 빨리 가자...

매표소 들어서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여기서 얼마나 걸어야하냐고 물어보았는데..,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테이블위에 있던 지도를 펼쳐 싸인펜으로 친절하게 여기서부터의 거리와 기타지역의 거리를 적어주는것이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간다. 잠시후 나에게 따라오라고 하며 아저씨 한분을 소개시켜 주시곤 이 차를 타고 Valle de la luna 까지 가라고 이야기하셔서 그리고 이 차에 타라고 하신다. 나는 넙주 차에 올르고 간지나는 썬글라스를 쓰신 운전석의 아저씨와 인사를 하였다. 말이없는 아저씨는 묵묵히 운전만 하셨고 나는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였다. 흠.. 그런데 목적지까지 거리가 상당하다. 차로 5-10분정도 달려 통제소같은곳 도착해서 나를 내려주셨다. 그곳에는 많은 관리요원들이 있었고 관광버스들이 주차하여져 있었다. 여기서 또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한다는 관리자의 말을 듣고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사막의 모래알들이 바람이라는 손길로 가지런히 만들어논 풍경들이 많이 보인다. 신비한 힘을 갖고 있는 자연..., 해가 점점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고 있다.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Valle de la luna 를 해가 떨어지고 나서 가면 어쩌란것이냐? 커다란 배낭이 원망스럽지만 어쩌랴 이 또한 나의 욕심인걸...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보니 높은 언덕즘에 올라서야 나의 커다란 배낭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그리고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흠..., 내가 기대했던것과는 많이 다른 풍경이었다. 너무 넓다. 눈으로 확인해서 탄성이 나올만한 커다란 무엇(눈을 사로잡는 풍경)이 없었다. 그래도 나름 독특한 분위기의 풍경을 내주긴해서 사진을 좀 찍어보았다. 자. 이제 해지는 것을 감상할 때이다. 저 멀리 여행자 하나가 서있다. 아.. 뒷 풍경과 그의 모습이 썩 어울려서 사진 몇장을 찍었는데, 뭔가 찝찝한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다가가 지금 풍경이 멋있으니 내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이야기하며 그의 카메라를 건내받았다. 이 풍경과 그의 모습 너무 아까워 당사자인 그친구에게 남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구형의 카메라지만 제발 잘 나오길 기대하면 3-4장을 찍어주었다. 고맙다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친구 체코에서 왔다. 와우!!! 야경의도시 프라하가 수도인 체코말이다.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에서 온 이친구가 나는 신기하고 반가워 체코를 여행했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말을 섞기시작하였다.

이야기하던 이친구 갑자기 여기가 Valle de la luna 맞냐고 물어보고 지금이 Sun Set 이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그의 물음이 어떤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왜냐면 나도 같은 자리에 비슷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는 지고 있는데 석양의 붉은빛이 아름답게 펼쳐지거나 그렇다고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지 세월에 깍여진 산과 돌들의 기형적인 모습이 다였다. 이야기하다보니 해가 지고 어둠이 살짝 내려왔다. 원래 석양은 끝물이 진국인데..., 이곳의 끝물은 어두움뿐이었다. 오히려 해가질 때보다 해가 있을 때가 더 갠츈한 풍경이었다. 체코친구는 인사를 하고 내려갔고 나는 뭔가 더 있을것 같은 기대로 조금 더 있늗네 관리요원이 낭떠러지 옆에 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안전차원에서 다가왔겠거니 싶어 Sun Set 이 끝났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Si(네)" 의 간단한 대답으로 나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Valle de la luna 끝.

이제 갈길이 걱정이다. 오는거야 차를 타고 쉽게 왔지만 그 먼 거리를 걸어갈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였고 하늘도 캄캄하게 바뀌고 있었다.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가며 차들이 지나갈 때 마다 손을 흔들어 보았다. 대부분 관광투어로 온 사람들이라 버스가 대부분이었고 승용차나 짚차는 사람들이 가득타고있었다. 뭐 이렇게 된거 Valle de la luna 의 트랙킹코스를 가로질러 Calama로 가볼까도 고민하였지만 어둠속에서 길을 잃으면 답이없다는 생각에 포기하였다. 한참을 걸었나? 아니다, 통제소같은곳에 가기전이니 그닥 많이 걷지 않았을 것이다. 빨간 픽업트럭이 내앞에 슨다. 하하하 운전자에게 다가갔더니 짐칸에 타겠냐고 물어본다. 오! 짐칸에 돼지가 타고있어도 감사한 상황이다. 얼른 짐칸에 올라타고 누웠다. 드디어 내가 바라고있던 히치를 하게되었다. 짐칸에 타는거.. 하지만 나는 오렌지나 과일짐칸에 타고 싶었다. 그 옛날 체코에서 만난 강인한 여행꾼한분께서 러시아를 거쳐 자전거 여행을 하시며 들려준 이야기중에 트럭을 히치했는데 자전거와 짐을 모두 트럭에 싣고보니 그 트럭이 오렌지 트럭이었다는 것이다. 오렌지를 까먹으며 가셨다는 말에 나는 짐칸에 대한 환상이 머리속에 가득하였는데, 지금 나의 짐칸에는 아쉽게도 내 배낭과 나뿐이다.

다시 원점으로..., 낮에 여인네들의 차를 히치했던 장소에서 차 뒷유리를 두드리며 내려달라고 해서 내렸다

이제 다시 '0'부터 시작이다. 0은 채움과 버림의 단계에 나타나는 과정인데, 안타까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숫자 '0' 은 여행자들에게는 땔수없는 숫자가 아닐까?

엌에서 인사튼 한 프랑스 커플이 리셉션의 쇼파에서 널부러져 있는 나에게 대뜸와서는 축구는 언제나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캠핑장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 고마운생각이 들었다. 자기딴에는 여행와서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앉아서 축구나 보고 있는 내가 한심해 보였나보다. 나를 위해 쓴소리를 해준 저친구가 난 너무 좋다. 맞다. 저녀석 말처럼 축구는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빠르게 돌아다녀봤던 경험자로서 저녀석의 충고는 한 귀로 흘려보내는 '나 좀 여행한 자만과 오만한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축구는 언제어디서나 볼 수 있고 여행중 시간은 금같은 시간이다. 그런데 지금 이시간, 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 산페드로 작은마을에서 작은TV로 축구를 보고 있다.

밥먹고 딱히 할것이 없어 씻고 리셉션의 전기를 이용해 노트북으로 여행기를 쓰는데 돌쇠(리셉션친구)가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냉장고에서 차디차게 살얼음이 얼린 맥주를 나에게 한 캔 권하는것이다. 아, 술은 절대 사양하는게 아니야... 넙죽 받아들고 캔을 딴다. 노트북을 살짝 치우고 돌쇠와 이야기를 하며 TV의 축구를 보기로하고 우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축구를 보았다. 이 게임이 끝나면 칠레와 콜럼비아와 국가대항전이 있는 모양이라 돌쇠는 자신의 나라를 응원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것이다. 축구는 시작되고 차가운맥주는 꿀꺽꿀꺽 목을타고 넘어간다. 비록 대한민국은 아니지만 내가 방문한 이 나라 칠레를 응원해야됨이 맞다고 생각하고 돌쇠와 칠레축구선수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갑자기 돌쇠는 어디론가 가더니 친구를 불러온다. 뭐 적당히 인사하고 우리셋의 손에는 맥주가 들려있었다. 인심좋은 돌쇠 맥주를 홀짝이고 있지 않으면 냉장고에서 차가운맥주를 계속건넨다. 칠레가 이겼던것으로 기억한다. 맥주가 떨어지고 돌쇠는 어디론가 나가더니 맥주를 더 사왔다. 술복 좀 쌘 나... 다음 경기도 함께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돌쇠친구 먹쇠가 오덕느낌인 것이다. 컴도 좀 알고 일본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것이다. 전 칠레 단거리 육산선수였고 은퇴후 수의사를 하고있는데..., 오덕이라니.., 대단한 열정이다. 자기는 이 지루한 동네에서 자연에서 사고로 다치고 아픈 동물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데 먹쇠의 덕력이 상당하였다. 아시아문화에 대해서 굉장히 빠삭하고 또 관심있어하는 먹쇠는 갑자기 "!#$^#"를 아냐고 물어본다. "#^&@#" 가 모냐고 내가 계속 물으니 먹쇠는 나가더니 쌍절곤을 들고왔다. 아마도 "@$(&%@#" 는 쌍절곤을 말하는거였던것이다. 이 친구 또 쿵푸도 좋아해서 쌍절곤을 학생때부터 만졌다고 하며, 잠깐 나오라고 하더니 쌍절곤을 돌리는게 아닌가. 오!!! 상당히 잘 돌리더라. 돌리는 모습이 어설프지 않았다. 다년간 돌려본 솜씨맞다. 열정적으로 쌍절곤을 돌리는 먹쇠에게서 아시아문화의 덕력이 역역히 베어져나오고있었다.

돌쇠가 갑자기 또 나간다. 맥주가 떨어져서 이번에는 보드카를 사가지고 왔다. 보드카는 내 스타일이아니라 적극 거부했지만 내손에 유리잔이 들려있다. 오렌즈쥬스와 섞어서 제법 괜찮은 칵테일이 되어서 먹을만하다. 페이스북 이야기가 나오며 친구추가하자고 한다. WiFi가 없어 지금 어렵다고 하니 조금만 기달리란다. 무언가 들고온다. 헐.... Claro 로고가 있는 USB를 하나 거내며 이걸로 인터넷을 하라고 한다. 아마도 와이브로같은 모뎀인것 같지만 나는 맥을 쓰는데 가능할까 싶어 물끄러미 USB를 내려다보며 매킨토시에서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있는데 먹쇠가 될거라고 이야기해준다. 옆에있던 내 노트북에 USB를 꼽았다. 조금 있으니 정말 설치프로그램 뜨는것이다. 오~ 돌쇠 덕력이 쩌는데. 그렇게 우린 페북친구가 되고 나는 오랜만에 인터넷이란걸 하게되었다.

아, 진작 알았다면 나도 이거 사서 여행다닐걸... 하는 생각이 들만큼 갠츈한 인터넷모뎀이었다.

어느샌가 주인아저씨가 오셔서 뭐라뭐라하는 통에 나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서 리셉션을 나갔다. 시계를 보니 11시... 이야기를 맞다 이야기를 해야한다. 새로운것을 보기만 하면 안된다. 사람은 이야기를 하고 여행은 이야기가 꼭 필요하다. 걸으며 캠핑장의 한가운데 컴컴한 곳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과연..., 산 페드로는 훌륭한 별이 빛나는 밤을 갖고 있었다. 우유니만큼 아름다웠다. 산 페드로 그냥 지나쳤으면..., 큰일날 뻔했다. 우유니 소금사막과는 다르게 일년중에 비도 몇번내리지 않는 산 페드로에서는 이런 밤 하늘을 매일 볼수 있는것이 여행자들에게는 한번 즘 밟아보아야할 곳이 아닐까?

카리스턱이 산 페드로를 강추하였습니다.

키가이가 노홍철뿐이겠는냐... 후훗! 오늘 내 다리는 호강하는 행운의 날인것이다.

쏟아지는 땡볕의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어 햇빛에 얼굴은 찡그리고 있지만 기분은 날아갈것같았다. 왠지 산 페드로까지도 히치가 잘될것만 기분이든다. 일방 2차선도로 갓길에 쓰러진 배낭위에 앉아 A4에 굵은매직으로 'San Pedro'를 쓰며 히치하고자하는 나의 마음을 다졌다. 그리고 내팔이 옆으로 올라가며 종이가 올라가고 산 페드로까지 히치가 시작되었다. 종이를 든 팔을 살살 한들며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며 마치 텔레파시를 보내듯 그들에게 이야기해야한다 "제발, 한번만 태워주세요! 눼~!?" 텔레파시의 데씨벨은 히치초반에는 굉장히 약하나 한시간안에 조바심이 이 데씨벨을 높여주어 종이만 올리던 손은 어느새 붕붕 돌리기도 하며 운전자들과 더욱 강력하게 교감하려한다. 이렇게 텔레파시의 데씨벨을 높이다보면 나와 교감된 운전자가 생겨 차를 세우며 나를 구세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히치교감과정!! (-., ㅡ);;;

차량몇대가 지켜올린 팔을 지나갈 때 마다 아쉬움은 커져간다. 늘 그렇듯, 혹시나 차를 세우지 않을까 싶어 아쉬움으로 돌린 고개는 차량의 후미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리고 다시 다가올 차량에 갖는 기대감으로 고개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며 지루한 시간과 쏟아지는 땡볕과 싸운다. 그렇게 지나쳐가는 차량들을 바라보며 나는 조금씩 지치기 사작한다. 오늘은 행운이 듬뿍한 날인데.. 왜이리 안잡히지? 종이를 들면서 배낭위에 앉아버렸다. 배낭위에 앉는것은 운전자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같은 남자 히치하이커들에게 훌륭한 방법이다. 좀 처럼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그때, 승용차 한대가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드디어 오셧꾼화!!!! 순식간에 배낭을 들어 뛰어갔다. 그리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큰배낭을 트렁크에 싣고 뒷자석에 탄다.

운전자분과 조수석에는 여자사람님께서 타고계셨다. 오!! 여인의 차는 확실히 깔끔하고 냄새가 좋군화...., 역시나 자기소개로 차안의 적막함을 방지하고자 간단한 질문에는 미소지으며 이야기해드리고 어려운 질문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적막함은 늘 빨리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상황의 히치라면 적막이 즐겁다. 운전석옆 조수석에 사람이 있는 경우 나는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운전자는 뒷자석에 앉아있는 나보다 조주석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기에 나는 마음껏 창밖을 바라보며 주변경치를 감상하기 사작하였다. 별다를건 없지만, 칠레의 사막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기에 나는 매번 새로울뿐이다. 그리고 좌측편에 높게 서있는 눈이덮은 큰 산도 있고 말이다. 저 산 너머에는 아마도 볼리비아나 아르헨티나가 있지 않을까 하며 상상해본다

내가 심심해 할까봐 그러셨을까? 어디서 나타난 초코렛인지 내가 우물거리는 소리를 내지않으면 그 때마다 초코렛을 계속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내 급한성질머리로 초코렛을 빨아먹는 상황까지 가게되었다. 헐.., 내가 초코렛을 빨아먹다니..., 말이다. 아무튼 조주석에서 말없이 주시던 초코렛이 얼마나 큰지 먹어도 먹어도 계속 주신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과를 주신다. 초코렛으로 채운 느끼한배를 사과로 달래보고자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그렇지 이것이 나의 성질머리인것이다. 씹어야 제맛! 사과하나를 뚝딱하고 창문을 보고 멍을 때리니 사과하나를 더주시는것이다. 차에는 냉장고가 있나 싶을 정도로 계속 주시는통에 배는 점점 불려져갔다. 땡볕아래 심하게 망가진 나의 피부를 위해 2번째 사과도 거침없이 우적거리며 먹었다.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야한다는 정신이기에 거절하지 않는다. 배부르다. 크윽, 카라마에서 100km 남짓 거리에 있는 산 페드로는 이 승용차가 120~140km(ㅡㅡ;;) 정도 달리니까 한시간안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것 같았다. 역시 승용차가 쾌적해... 음~ :) 운전석과 조수석사이에 검은무언가가 보인다. 웅? 초코렛이다. 다시 초코렛인가... 흠.., 하나씩 주시기 귀찮으셨는데 3덩어리를 한꺼번에 주셨다. ㅡㅡ;; 무슨 초코렛이 끝없이 나올까?? 좀 걷고 싶을만큼 배가부르다. 나는 히치를 했는데 왜? 배부르지??? 미스테리한 차다.

10분후에 산 페드로에 도착한다고 운전하시는 여자분께서 알려주셨다. 드디어 좀 걷겠군화..., 그런데 차가 갑자기 갓길에 스는것이다. 뭔가 싶었는데 여기가 Valle de la Luna 라는 것이다. 오! 산 페드로의 관광명소중에 하나인 Valle de la Luna 를 나때문에 들러주신것이다.(하지만, 여기는 다른쪽의 Valle de la Luna 였다.) 이런 배려때문에 나는 히치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게 된것이다. 흠...하지만 그닥 장관이지 않았다. 멋지지 않았다. 아 돈주고 보면 눈물 흘릴만큼 멋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를 위해 차를 세워 구경시켜주신것 때문에 나는 Bonito 를 연발하며 Valle de la Luna를 배경으로 사진을 신나게 찍었다. 차에 다시 돌아와서 조금있으니 어디에 내려줄까를 물어보시는 질문을 하셔서 그냥 여기라고 말씀드렸다. 감사하다고 몇번을 인사를 드리고 차는 붕- 출발한다. 배낭을 어깨에 메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산 페드로시내는 뭔가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낄수 있게 집과 벽들이 황토색이었다. 뭐지 이 분위기? 꼭 민속촌 온것같은 기분이다. 날씨가 쾌청해서 그랬는지 아프리카의 한 마을같은 느낌을받았다.

산 페드로 시내를 향해 걸었다. 의외로 길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으며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이도시에서 나는 노숙보다는 하루즘 푹 쉬어볼까 싶어, 일전에 아토파가스타에서 카라마로 태워주신 수학선생님을 찾아가기로 했다. 그분의 어머님께서 저렴하게 숙박업을 하시기에 하루를 편안하게 쉬어볼까 욕심을냈다. 그리고 적어준 주소를 주변분들에게 묻기 시작하였다. 여러사람에게 확인에 확인을 하며 물었는데 엄청나게 멀다는 것이다. 그래도 뭐 헝그리한 내가 걸을수밖에 없잖은가?.., 그래서 무작정 걸었다. 정말 멀긴 멀다. 한시간남짓 걸었던것 같다. 그래도 가는중간에 칠레의 김여사 님을 만나서 영광이었다. ㅎㅎㅎ

어렵게 어렵게 나는 수학선생님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악수를 하고 누군가를 소개받았는데 이분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시더니 어느문을 열어 방을 보여주시는 것이다. 이곳이 내가 오늘 잘 곳... 뭐지 이 구림은?? 이게 8,000원 짜리 방이란말이야?? 헐... 어의가 상실하였다. 차라리 노숙을 하고 말지... 나의 표정을 보더니 다른 방으로 데려간다. 헐..., 안에 욕실이 있다. 가격은 동일하다고 한다. 아놔! 마음에 영 들지 않아 거실의 타일바닥을 가리키며 얼마냐고 묻길래 5,000원이라고 한다. 비싸다 싶어 4,000원을 불러보았다. 고개를 돌리며 안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좋은 정보를 주는것이다. 시내 근처에 캠핑장이 있는데 거기가 4,000원이라고 이야기해준다.

오!!! 그래 캠핑장! 나는 더 이상 볼것도 없이 빠이빠이하고 캠핑장을 향해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갔다. 참 멀기도 하다. 캠핑장을 가려니 걱정이 앞섰다. 침낭만 있고 텐트가 없는데..., 춥진 않을까? 텐트없다고 안재워주는거 아냐? 비오면 어쩌지? 하며 이런걱정 저런걱정하는중에 캠핑장앞에 서있는 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차피 진퇴양란, 제일 저렴한 숙박시설을 포기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뒤로 물어설 다른 선택이 없는 상황이다. 한숨을 크게 쉬고 리셉션으로 들어갔다. 돌쇠분위기의 한 남자가 나를 반긴다. 간단하게 체크인하고 나는 캠핑장을 둘러보았다. 제일먼저 부엌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해먹는다. 호스텔과 별반 다를게 없다. 뭐랄까 관리안하는 호스텔보다 조금 더더더더 지저분한 상황... 그래도 갖출건 다 갖춰져있네... 가스렌지, 식탁, 의자, 소금, 설탕...,

지붕이 없다. 화장실 빼고는 지붕있는 곳이없다. 비오면 잠좀 설쳐야겠군화... 아직 이른시간이지만 밤에 잘 대 침낭을 필만한 마땅한 캠핑장을 둘러보는데, 구석에는 이미 다른 팀들이 텐트를 쳐놓았고 나는 한가운데서 침낭펴고 이슬을 맞아야 할판인것이다. 흐흐흐, 배고프다. 아까 먹은 초코렛이 허름한 숙소를 다녀오고 소화가 다되었나보다. 에러모르겠다 싶어 배낭을 야외 테이블에 놓고는 작은가방만 메고 장을 보러가기로 했다. 작은 슈퍼에서 야채와 마기(조미료), 파스타, 빵몇개를 사서 다시 캠핑장으로 왔다. 오랜만에 해먹어보는 거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간만에 배부르게 먹는다는 기대감에 차있었다.

아놔!! 뭐야? 그릇이 없다.

여긴 호스텔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갖춰야될 그릇들이 없는것이다. 잔뜩사온 재료들 어떻해야하나 걱정하다가 리셉션에 있던 큰 냄비가 있던게 생각나 리셉션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빈냄비였고 나는 그걸로 스파게티는 해먹을 수 있겠다 싶어 신나있었다. 물을 불위에 안혀놓고 양파를 다듬었다.

아놔!!! 뭐야? 칼도 없다. 헐킈..

아까 음식해먹던 팀들은 다 먹고 나갔고, 리셉션에는 없을게 분명하고..., 그래서 결국 인체를 이용하기로 했다. 입으로 양파를 물어 뜯으며 다듬기 시작했다. 매워서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나는 눈물을 흘리며 양파를 물어뜯었다. 양파는 양반이다. 마늘을 입으로 다듬어보라!!! 매워서 죽을뻔했다. 물이 끊길래 야채를 넣고 입으로 남은 야채 다듬었다.

아놔!!! 뭐야? 포크도 없다.oTL

면의 상태를 확인하려다 아연질색한 나는 포크도 없이 어떻게 먹어야 되나 요리가 완성되기도 전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내게 말씀하셨지.., 그래서 난 맥가이버가 되었다. 부엌천장이 갈대같은 종류로 엮어만든 지붕인데 나는 얼른 의자밝고 올라가 이걸 뜯어냈다. 약하지만 그래도 젓가락 대용으로 쓸만했다. 하지만 뜨거운물에 대한 내구성이 좋지않아 여러번 뜯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오늘 제대로 원시체험 하는듯... ㅋㅋㅋ 이런 나의 모습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10분정도 졸이니 썩 괜찮은 면요리하나가 나왔다. 지붕의 갈대를 뽑아 시식을 준비하였다. 한젓가락을 입에 넣어보니 오! 맛있다. 아마도 야채를 푹 졸인게 궁물을 맛있게 만들어주었던것 같다. 갈대 젓가락으로 좀 힘들어도 차분하게 먹을 수 있어 큰 냄비에 머리를 쳐박고 미친듯이 먹기시작하였다. 누가보면 똘아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오랜만에 해먹어서 그런지 기분이 업되었다. 뿐만아니라 새벽부터 좋은사람들 만나 한결 편하게 여행을 했던것도 기분 업의 원이이 되었지않았을까? 그리고 웃음이 나오는 원시체험 부엌놀이...

이렇게 오늘 하루도 저물어가는군화...,

10분전의 급박했던 상황은 금새 잊어버리고 계란 2개를 후룹 마셔버리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자~ 이제 내가 Calama 에 왜 왔는지 그 목적수행을 위해서 움직였다. 추키카마타 구리광산은 예약을 통해서만 들어가야만 하기에 관광안내소를 수소문 하기시작하였고 조금후 난 커다란 공원이 오른쪽에 있고 작은 건물하나가 그 중간에 세워진곳을 찾을 수 있었다. 맞다 여기다. 인터넷으로 Chuquicamata 구리광산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방문한 블로그에 이 공원 사진이 불현듯 지나갔간다. 낯설지 않은 건물..., 문을 열기위해 건물입구에 서서 문을 당겼는데 문이 잠겨있는것이 아닌가?! 일부러 9시를 넘겨서 왔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나 싶어 닫히 문의 유리너머로 안을 확인하였다. 불이 꺼지고 조용한 사무실을 바라보는데 창문에 A4종이가 붙어있는걸 확인하고 보니..., 나의 입에선 '아..' 하는 아쉬움의 소리만 내뱉어지고 있었다.

"토요일, 일요일은 쉽니다"

그렇다. 오늘은 토요일이었던 것이다. 대략 난감, 낭패, 짜증을 얼굴표정에 나타내며 잠시 관광안내서 입구에서 머믓거려본다. '혹시, 오늘은 특별한 토요일이라 안쉴지도 몰라...' 라는 기대감으로 다시 종이를 바라보고 몇번을 다시 읽었다. 하지만 나를 비웃듯 "토요일, 일용일은 항상 쉽니다" 라고 말해주는듯 했다. 항상..., 나는 아마도 로또를 구매할 때 그 마음으로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던게 아닐까?... 윽!!!

여행하다보면 사람은 조금 이상해지는게 있는데, 내가 이방이라는 의식을 하다보면 현지인들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기에 나에겐 그들과는 다른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런 의식은 '토요일, 일요일은 쉽니다' 를 믿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어딘가 꼼수가 있을지도 몰라..?' 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갖고,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추키카마타를 묻기시작하였다. 대부분은 주변에있는 관광안내소를 알려주었는데, 한 젊은친구는 이곳 관광안내소 말고 다른곳을 알려주는것이다. 거기서도 예약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영어로 이야기해주는것이다. 오!!! 그러면서 자기도 가는방향이니 같이 콜렉티보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한다. 그래! 이거거든..., 그렇게 택시를 타고 가는데 자기 아내가 여행사에서 일하는데 전화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Nokia 스마트폰을 꺼낸다. 오! N시리즈네.., 폰을 한번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지만 초면에 실례임을 알고 꾹 참았다. 전화통화를 마친 그는 일요일은 쉬는데 확실치는 않다고 한다. 그래도 어느정도 기대를 품을 수 있다는 것이 나의 동공을 커지게 하였다. 좋아! 택시에 내려서는 친절한 택시기사아저씨가 알려주는 곳의 건물로 걸어갔다. 하지만!

입구는 닫혀있었다.(먼산...) 헐..., 과욕은 주머니만 털린다는 교훈과 함께 나는 GG를 선언해버렸다.

자~ 산 페드로 가자! 눈으로 확인하고 깔끔하게 로또는 과감히 포기해버렸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앞으로 이틀정도 여유가 있는데 카라마까지 태워다주신 분이 산페드로 밤하늘이 아름답다고 하셔서 잘되었다싶어 산 페드로에 다녀오는걸로 마음을 정하였다. 떠나기전 내가 늘 하던짓(구글 Latitude)을 하기위해 인터넷카페를 찾았다. 손바닥만한 콜라한병 시켜놓고 나의 현재위치를 기록하기 위해 구글 Latitude에 접속을 하였는데, 윽! 위치정보를 읽지못한다. 오늘은 되는일이 없군화!!! 여행정보를 좀 알아보다가 히치를 위해 일치감치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도를 펼치고 역시나 센 페드로로 가는길목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고 걷기시작하였다. 이상하게 산 페드로는 현재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게 어려웠다. 아마도 '토요일, 일요일은 쉽니다' 때문에 나의 GPS기관이 손상되었던 것이다. ㅡㅡ;;;

휴일의 아침이라 사람들이 드물어 길 물어보기위해 사람들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다 마친 건너편에 중,고등학생 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어 길을건너 가고자하는 방향을 지도에 찍으며 물어보았다. 열심히 무언가 이야기하지만 역시나, 단어 몇개 줒어들을뿐..., 일단, 손으로 가리킨 방향을 향해 가보기로 하였다. 그들에게 인사하고 조금 걷는데 오른편에 차한대가 끼-익 스는것이다. 뭐야? 창문을 내리더니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못알아듣는데 뒷자석에 아이들이 있는게 보인다. 혹시 또 히치당하는건가? 싶어 Al Norte 종이를 보여주고 산 페드로를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눈망울을 그들에게 보며 히치동작을 취했는데, 반응은? 역시 바디랭귀지가 짱인것시다. 타라고 손짓하시는데 가방을 트렁크에 싣고 얼른 탓다. 어디가시냐고 묻는데 집에가신다고 말씀하시면서 집이 어디시냐고 자연스럽게 물었다. 'Calama' 라고 대답하신다. 뭐지 싶어 그럼 왜 태워주신것지 의아해했는데, 나중에 내려주시는 곳에서 나는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곳은 바로 카라마에서 산 페드로 갈 수있는 길목이었던것이다. 이 가족분들 아마도 내가 지도 들고 길 물어보는걸 신호대기중에 보신모양이다. 그리고 나를 도와주시려고 말을 걸었는데 산 페드로로 히치를 한다기에 아마도 이곳까지 태워주신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확실할것이다. 오늘 새벽부터 히치를 당해서 느낌이 좋았는데 이렇게 또 히치를 당하다니..., 오늘 토요일이라 구리광산 보지못함을 안타까워하며 카라마 시민분들이 히치로 보상을 해주시는것같아 오히려 더 기분이좋아지고 감사함을 느낄수있었다. 칠레는 나에게 지난 여행시 중동에서 받은 친절을 다시 받는기분을 느끼게해주는 나라인것이다.

I Love Chile!!

라마의 새벽공기는 차가웠다. Copec 직원이 내다리를 툭툭치며 일어나서 자리를 비워달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카라마는 다른지역보다 유난히 추웠다. '하지만 나 침낭있는 남자라구..,' 짐을 정리하고 차가운공기에 숨한번 내셔주고 배낭을 둘러멘다. Mall Plaza로 이동하기 위해 지도를 펼쳐서 위치를 확인했다. 잠에서 덜깨서 그런가? 현재 내 위치가 헷갈리기 시작하였다. 귀찮아 하다가, 건너편 픽업트럭에 사람들이있는것을 보고 그쪽으로 다가갔다. 쌀쌀한 날씨때문에 창문을 굳게 닫아놓은 운전석에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창문을 두드렸다. 지도를 펼쳐보이곤 손가락으로 지도를 찍으며 물어보았는데 대뜸, 뒷 차문을 열어주며 타라고한다. 아무래도 차가운 카라마 날씨에 내가 오들오들 떨고 있으니 차안으로 먼저 초대를 해주신것이다. '당신네들은 왜이렇게 친절하신건가요?'

차안은 아직 따뜻하게 데펴지진 않았지만, 차가운 바람이 솔솔부는 바깥과는 다르게 나른해질 정도로 따뜻하였다. 차안의 작업복을 입은 4분은 내 지도를 펼치고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위치를 나에게 알려주었다. 차에서 내리며 감사 인사를 드리는데, 갑자기 웅성웅성 하더니 다시 타라고 손짓하신다. 설마?, 차에 다시 타고나니 기어넣는 소리와 함께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나를 데려다 주실려는 모양이다. 뭐지? 새벽부터 히치를 당하는 이 좋은 예감은?! 꽤 먼 거리를 이동한것 같다. 족히 2km는 되지 않을까? 걸어왔다면 아마도 나는 다리꽤나 아팟을 것이다. 인사를 드리고 건너편 Mall Plaza 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안토파가스타에서 맛보았던 빠른 무선인터넷 때문이었다. 공개 WiFi 인데도 엄청난 속도를 내주었던 그 때 그기억 때문에 다시 지도에 보이던 Mall Plaza를 찾았는데..., 벽과 철문때문에 건물쪽으로 다가가지 못하였다. 낭패다. Mall Plaza라는 것이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여러 브랜드의 건물들이 독립되어진 커다란 쇼핑지역이었던 것이다. 혹시나 싶어 스마트폰을 꺼내 와이파이를 검색해보았는데 공개된 와이파이가 없었다. 큰 건물들 사이사이를 걸으며 열심히 뒤져보지만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비공개 와이파이가 전부였다. 이른 새벽이라 날은 쌀쌀하고 계속 걸어보지만 몸은 따뜻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와이파이보다 추위로부터 벗어날 장소를 먼저 찾아야겠다 싶어 건물들을 유심히 살피며 바람이라도 피할곳을 물색하였다.

여기저기 기욱거리다 어디선가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바람을 따라 가보니 주차장이 보였고 추위에 떨며 주차장 안쪽으로 계속 이동하는데 벽쪽으로  전기 콘센트가 보이는것이다. 잘되었다 싶어 여기서 몸좀 녹이며 노트북꺼내서 밀린 여행기나 쓰잔 생각에 콘센트 옆에 자리를 깔았다. 텅빈 주차장에는 노트북 키보드의 딸깍거리는 소리와 우적우적 과자씹는 소리만 들렸다. 한참이 지난것 같아 시계를 보면 아직도 이른 아침이었고, 시계를 볼 때마다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고 있었다. 밀린 하루치 일기를 쓰고나니 배가고파져 적당히 밝아졌을 시내를 활보하기로 결정하고 짐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두리번 거리며 닫혀진 상점들을 지나치며 걷는데, 닫혀진 상점들 때문에 아직도 이른 시간임을 알 수 있었다. 걷다보니 배가 살사 아파오는걸 느꼈지만 무시하고 시내를 걷는데.., 배가 점점 아파오며 배출의 욕구가 생기기 시작하는것이다. 이런, 그래서 조금 빨리 걸으며 시내를 두리번 거리던 것을 이제 화장실을 찾기위해 고개를 열심히 움직였다. 그러다 길가에있는 버스회사 사무실을 찾았는데 직원에게 화장실을 물어보니 자기네 화장실은 운전기사용이라는 것이다. 아놔!, 여지직원분에게 부탁하려다가 젊은 여인네라 참고 밖으로 나와 걸었다. 화장실 찾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도심에 그 흔한 화장실이 안보이다니, 참 희귀한 동네야... 이런저런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화장실 찾기는 계속되었다. 일요일 아침이라 사람들도 많지 않음이 큰 변수였던 것이다. 출근시간인데 평일이라면 길에는 사람들로 넘쳐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었을 텐데..., 하며 나의 불운을 한탄하면서도 열심히 엉덩이쪽에는 힘이들어져있었다.

물어물어 시장안에 화장실이 있음을 알게되었고 시장(Mercado)을 향해 빠른 총총걸음으로 움직였다. 시장 안쪽 깊숙한곳에 가니 화장실처럼 보이는 곳이 눈에 띄는것이다. 아 이제 배출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겠구나 싶어 좀더 총총스럽게 걸어갔다. 철문으로 닫혀진 문을 열려고 손으로 잡는순간 철문에는 열쇠가 큼직한게 하나 달려있는것이다. 아놔, 주인장 어디갔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는데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계셔서 여쭤보니 고개만 흔드신다. 아.. 쌀거 같은데 큰일이다. 다른곳을 찾아 볼까 싶어 밖으로 시장을 나가서 주변에 있던 경찰아저씨게 다가가 물어보니 방금 다녀온 시장안의 화장실을 알려준다. 윽..., 다시 시장안으로 들어가서 화장실을 확인해보지만 역시나 열쇠만 메달려있다. 살짝 긴장이 풀리면 쏟아져 나올것 같은데 손으로 열쇠만 흔들어 본다. 끙끙거리며 입구에서 서성이는데 저기 시장입구에서 누군가 달려오고 있다. 손님인 나 때문에 달려오나 싶어 여인네를 화장실 주인으로 착가한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화장실이 급하다는 바디랭귀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매몰차게도 그녀는 9시란 말만 하고 건물 2층으로 올라가버린다. 주인이 아니었다. 9시라... 얼추 9시가 되어가고 있지만, 나에겐 1초가 1시간 같은 인내의 시간이다. 급한 나의 심정을 나는 한손에 화장실 이용료를 움켜쥐고 있는 나의모습에서 그 다급함을 느낄수 있었다. 속도가 생명이다. 문이 열리고 가방을 던져버리고 돈을 테이블에 놓고 변기에 최대한 빨리 앉을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다. 나는 절박하였다. 그리고 인내가 한계에 다달아서 인내하지 못할 때는 대비해서 건물 구석에다 빠르게 싸버리고 도망가 버려야겠다는 1급 비밀계획도 세워두었다.

얼마동안을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구르고 있었을까? 입구에서 왠 커다란 풍선같은 여자가 물컹물컹 걸어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설마 화장실 주인? 몸집만큼 여유로운 그의 걸음을 마음속으로 재촉해보지만 그녀는 나의 절박함을 알 수 없었다. 열쇠도 느긋하게 꺼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손에 쥔 열쇠를 자물쇠에 넣고 돌리는 순간 화장실 철문이 열렸다. 나는 앞서 머리속으로 구성한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고 변기에 앉아 굉음을 내며 배출하고 있었다. 2초..? 화장실 문도 잠그지 않고 시원하게 쭉쭉 배출하는 나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이 눈물의 의미는 참고 인내한 이들에게 충분히 공감되지 않을까 싶다.

화장실 입구에 널부러져 있던 배낭을 다시 어깨에 둘러메고 화장실을 나오며 한숨을 크게 내쉰다..

후덜거리는 다리때문인지 배출로 인한 공복기 때문인지 나는 아무생각없이 화장실 바로 위에 있는 아침식사 간판이 보이는 2층건물로 올라갔다. 아침을 손가락으로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아까 9시라며 말하고 매몰차게 2층으로 올라간 종업원이 요상한 아침을 가져다 주었다. '이건뭥미' 하고 내려다 보는데..., 양은냄비에 계란2개와 빵, 커피가 나온것이다. 이런 독특한 아침은 처음이라 신기해 하며 인내의 수고를 자축하며 아침을 먹었다.

인내가 쓰니 아침은 꿀맛이더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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